[단독]‘北 남성 귀순’ 29초 분량 CCTV 녹화…경보음 묵살

2021-02-23 2



저희가 단독보도 해드렸던 ‘오리발 귀순’사건 군이 그 전모를 밝혔습니다.

참, 참담할 정도입니다.

CCTV에 10차례나 포착됐는데도 8번을 그냥 놓쳐버렸는데요.

그 중 한 번은 무려 29초 동안 찍혔고, 경보음까지 울렸지만 근무자들이 그냥 무시했습니다.

강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잠수복을 입고, 오리발을 차고 헤엄쳐 월남한 북한 남성.

새벽 1시쯤 상륙해 30분 간 우리 군 감시장비에 5번이나 포착됐습니다.

해안가 초소의 근거리 카메라에 13초, 5초, 8초로 짧게 찍혔을 때만 해도 특별한 경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29초짜리 4번째 영상에선 이상 징후를 알리는 경보음이 두 차례나 울렸고 화면에 알림창도 떴습니다.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사람 형태의 검은 실루엣이 화면에 담겼지만 근무자들은 오경보로 추정했습니다.

군은 이 남성을 울타리 경계용 CCTV와 초소 CCTV까지 모두 10차례 포착했지만 8번을 놓쳤고 4시 16분 제진 검문소 부근에서야 처음 알아챘습니다.

그것도 처음엔 출퇴근하는 간부로 알았습니다.

꼭두새벽, 최전방에서 신원 미상자가 포착됐지만 긴급 상황 보고 매뉴얼도 없었습니다.

합참의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최초 보고가 올라간 게 1시간 반 뒤였다는 점도 이 때문입니다.

[김준락 /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군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환골탈태의 각오로 근본적인 보완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습니다."

하지만 군의 후속 대책도 지난해 11월 '월책 귀순' 이후 내놓은 대책의 재탕 수준입니다.

채널A 뉴스 강은아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수
영상편집 방성재